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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 사진 촬영법

by cwk1004 2007.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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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겨울 산에서 펼쳐지는 설경(雪景)은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선사하지만 자연의 섭리에 속한 겨울 산의 눈을 사진으로 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겨울과 산, 눈 그리고 사진에 대한 준비들을 모두 갖추어야만 설경(雪景)의 사진세계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 산을 통해 성장하는 사진적 시각
멋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무조건 산을 올라 정상에서 야호를 외치는 人
일출이나 운해, 눈꽃 등 풍경의 테마를 정하여 산행을 준비하는 人
감동스러운 풍경을 혼자보기 안타까워 사진으로 담아내고자 산을 오르는 人

3인(人)3형(形)은 어느 정도 단계적인 변화를 거친다고 볼 수 있는데 처음 단계인 풍경과 등단의 성취감만을 목적으로 산을 찾는 사람은 단지 그 목적만을 향해 매진하게 되어 나머지 부분들은 쉽게 놓치고 날씨나 주변 환경의 영향에 민감하다.
두 번째 단계로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갖추고 산을 오르는 사람은 좀 더 분명한 목적과 성취감을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준비를 하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인 감동스럽고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내고자 산을 찾는 사람은 좀 더 적극적으로 주변 환경에 대처하면서 분명한 목적성을 지니고 산을 오르는 진정한 산과 사진의 마니아로 성장하게 된다.

사진보다는 산을 먼저 사랑하여 산을 찾았지만 이제는 사진을 위해 산을 찾는 설경(雪景)의 고목(古木) 사진 마니아 이동녕 씨가 전하는 ‘산에서 만나는 3인(人)3형(形)’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설경(雪景)을 담고자 위험한 겨울 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스스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지침으로 전해온다. 그가 전하는 설경(雪景) 촬영기를 힘입어 우리도 험난하지만 신비로운 눈의 세계로 도전해보자!

▶ 추위와의 전쟁터 겨울 산
낮은 온도와 강한 바람에 맞서 높은 산을 올라야 하는 겨울 산행에 있어서 추위를 극복할 수 있는 철저한 방한 준비는 가장 우선적으로 갖추어져야 할 부분이다. 특히 아침, 저녁 시간은 더욱 바람이 차고 기온이 낮아 사진 촬영자가 추위를 견디지 못한다면 사진 촬영은 성사될 수 없으므로 방한 장비들을 통해 먼저 자신을 추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바람을 막고 보온이 되는 방한복을 입고 특히 노출이 많은 얼굴 부위는 얼굴을 완전히 덮을 수 있는 방한모자를 쓰는 것이 좋으며, 장갑의 경우 얇은 장갑을 한 겹 더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산행 중 눈이 신발과 발목사이로 스며들면 녹아서 얼게 되므로 신발에서 발목까지 덮어 보호해 주는 발목싸개(스패츠)를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오랜 시간 추위에 노출되어 있다 보면 아무리 방한이 잘 된다하더라도 발가락이 추위를 피하기가 어려우므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발가락 부착용 패드를 사용하면 좋다. 그리고 사진 촬영 시 외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손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주머니 난로를 준비하고, 열량을 보충할 수 있는 초콜릿 등의 행동식을 준비하여 추위에 대비해야 한다.


사진 촬영 장비의 경우, 영하의 온도에서 작동이 어려운 카메라는 보온 커버나 천을 싸고, 배터리 역시 낮은 온도에서는 방전이 빨리되므로 따뜻한 곳에 보관하고 여분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 밖에 흔들림 없는 사진을 촬영하도록 도와주는 릴리즈나 삼각대를 준비하면 된다.

▶ 다양한 가능성으로 접근하라
겨울 산에 올라 사진을 촬영한다는 것은 산을 오르는 기술과 사진 촬영의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좋은 결과물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산을 잘 오르고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일지라도 악천후 앞에서는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력에 앞서 우리는 자연이 주는 도움 속에서 자연의 섭리와 위대함을 느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자연의 섭리를 따라 순응하고 인내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우선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겨울 산행을 나서기 전 각종 매체를 통해 날씨정보를 파악해야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 신뢰도는 높지 않다. 심한 악천후일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의 경우는 날씨정보가 주는 가능성의 이면만큼의 또 다른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연의 도움을 기대하며 산행을 시도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산을 찾는 사람들의 유형은 제각각이여서 어떤 이들은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해 도중 하산하기도 하며, 또 일출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산을 오른 사람들은 일출시간 동안만 산에 머무르거나 혹은 일출조건이 좋지 않으면 곧바로 하산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추운 날씨에 맞서 산을 오른 사진 촬영자가 일출 이후의 순간까지 홀로 자리를 지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갑자기 모습을 달리하는 날씨 뒤에 찾아오는 반갑고 새로운 풍경의 세상은 그 어느 풍경보다 아름답고 고귀하기에 당장의 급급한 대처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 설경 사진 촬영 TIP!

*시간대
겨울 산에서의 설경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산을 오르는 시간을 감안하여 일출시간(7시-8시) 30분전까지 촬영준비를 마치고 어스름한 새벽부터 촬영을 시작하여 눈이 녹기 시작하는 오후 해가 떠오르기 전 오전 10시에서 11시 무렵까지가 적당한 촬영시간대이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 어스름한 새벽의 정경은 오묘한 색감의 색온도와 설경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시키며, 아침 햇빛에 반사되는 눈은 빛나는 보석보다 아름다운 자태를 자아낸다. 또 어두운 배경이나 역광(뒤에서 들어오는 빛)과 사광(옆에서 들어오는 빛)의 빛의 조건에서 설경 사진의 분위기는 더욱 잘 살아난다. 물론 저녁 해가 질 무렵의 촬영도 괜찮다.

*노출설정
하얀 눈이 덮인 설경을 촬영하는 데에 있어서 노출설정은 중요하다. 만약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가 제시하는 노출값 그대로 촬영을 하게 되면 하얀 눈이 칙칙한 회색으로 나오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임의적인 노출보정과 브라켓팅을 해 주어야하는데, 카메라가 제시하는 노출값에서 +1단계에서 +2단계 정도를 보정하여 1/2단계나 1/3단계별 브라켓팅을 통해 눈의 색이 하얗게 표현될 수 있는 노출값을 찾으면 된다. (카메라의 ±노출보정 기능 활용)

주의할 점은 눈이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셔터속도의 설정이 중요하므로 조리개와 셔터속도를 수동으로 조절 가능한 카메라 일 경우, 노출보정에 있어서 조리개 값에 변화를 주기보다 셔터속도를 달리하여 촬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셔터속도에 따라 사진에서 표현되는 눈이 내리는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눈송이의 부피와 눈이 내리는 속도에 따라 표현의 정도가 달라지지만 보통 눈이 내리는 장면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1/30초, 1/60초, 1/125초 기준의 브라켓팅 촬영을 통해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선택하면 된다.

*구도
구도는 모범답안이 될 만한 지침이 없다.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는 적절한 구도를 본인의 기호에 맞게 설정하면 된다. 다양한 초점거리의 렌즈들을 사용하여 변화를 확인하면서 선택하거나 본인이 걸음을 옮겨 촬영거리(카메라와 촬영대상간의 거리)에 변화를 주고 혹은 카메라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적절한 구도를 찾아보자. 피사계심도의 설정에 있어서도 풍경사진이라고 해서 무조건 심도를 깊게 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의도하는 주제가 잘 부각될 수 있는 표현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PL필터의 활용
일출시간동안 촬영 시 구름이 해를 가려주지 않은 이상 화면의 전면에 펼쳐진 눈과 후면의 하늘 사이의 극심한 노출 차이로 인해 조화로운 표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렌즈 앞에 PL필터를 장착함으로써 노출 차이를 어느 정도 감소시키면 된다. 또 PL필터를 장착하게 되면 노출값이 어느 정도 떨어져 장시간의 셔터속도를 설정할 수 있게 되므로 흘러가는 하늘의 구름을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다.

*고목(古木)과 상고대의 표현
작은 식물들은 겨울이 되면 그 자취를 감추지만 나무는 잎새 옷을 벗은 차림의 커다란 체구를 홀연히 드러낸 채 겨울을 맞는다. 무수한 종의 나무들 가운데 생천사천(生千死千)이라는 표현이 따를 만큼 긴 생명력을 지닌 고목은 1000m이상의 높은 산에서 자라나는 나무로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주목이 유명하며 특히 우리나라 주목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한쪽 방향만 자라는 특색을 보여준다. 모질고 세찬 기온과 바람에 시달리면서도 자연에 순응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켜가는 고목의 모습은 겨울 산의 설경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우러져 설경 사진의 소재로 적절하며, 고목에 걸쳐진 상고대의 모습은 더욱 아름답다.

상고대는 바람을 따라 안개가 나뭇가지에 부딪히면서 맺힌 서리의 흰 결정체로 눈이 안 내리더라도 기온차에 따라 형성되며 새벽부터 오전 10시나 11시 이전까지만 볼 수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비가 눈으로 변하게 되는데 먼저 내린 비로 적셔진 나뭇가지에 눈이 붙고 얼게 되는 과정을 통해 단단하고 투명한 상고대가 형성된다.

*추천 설경(雪景) 명소
지리산 - 제석봉 근처 고사목
덕유산 - 향정봉에서 중봉까지 이르는 곳
태백산 - 천제단과 장군단 근처의 고사목
한라산

*3명의 일행이 겨울 산을 찾았다.
그 중 1명이 고통을 호소하며 하산하려고 했으나 나머지 일행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정상에 올랐다. 다시는 겨울 산을 찾지 않으리라 외쳐대던 그를 지켜본 일행은 그가 다시는 겨울 산에 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들려오는 소식은 놀라웠다. 그가 자신의 가족과 주변인들을 이끌고 열심히 산을 찾아다닌다는 것이었다.
이 일화는 경험 이전의 허상은 경험 이후의 실상을 이길 수 없음을 전해주는 듯하다.
추운 겨울, 설경(雪景)이 펼치는 새로운 세상을 누군가가 담아온 사진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누릴 수 있으나 자신의 눈으로 담아온 직접적인 경험과는 아마 비교될 수 없을 것이다.

용기를 내어 설경(雪景)의 사진세계로 나아가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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