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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뉴스

공무원이 무슨 봉인가? [한번 따져보자구요.]

by cwk1004 2008.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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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숭례문 화재 관련해서 관련 공무원 3명이 입건됬다는 뉴스를 들었다.

좀 화가 난다.
그 정신나간 노인은 "그까이꺼 그냥 고치믄 되지 모..." 그런 말이나 하고,
서해 기름유출사건에 대한 책임공방은 아직도 진행중인데, 한참뒤에 일어난 숭례문화재 사건은 빨리 해결되기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서해기름유출사건도 공무원이 관련된 사건이었다면 아마도 빨리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찝찝함과 함께.....

요즘 (특히 새정부로 바뀌면서) 한창 사회적인 분위기가 공무원 죽이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참다참다 한마디 쓰려고 한다.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한번 따져보자. 공무원이 국민들의 봉인가? 공무원들이 국민들 등이라도 쳐먹고 사는 사람들인가? 서민들이 잘 살고 못사는게 공무원들 탓인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도대체 왜 괜한 심술로 공무원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인가?

더 따져보기에 앞서, 필자에 대해 말을 하고 넘어가자. 필자는 당연히 공무원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다. 아니 앞으로 관련될 사람이라고 말해두자. 대학졸업 후 우리나라 최고의 대기업이라는 곳에 연구원으로 입사해서 5년동안 근무하고, 지금은 공무원에 대한 꿈을 품고 선임연구원의 자리를 과감히 박차고 나온 사람이다.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이유? 첫번째는 원래 다니던 대기업에 대한 염증(김**변호사가 백분이해된다.), 두번째는 어떤 제품을 만드는 일 이외에 국민들에 대한 봉사를 하는 공직에서 일해보고 싶었다는 점이다.
왜 다른 직장은 다 놔두고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가에 대해서 비판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지만, 제발 그만 해라. 개인이 어떤 직업을 갖던 어떤 길로 가던 그건 개인의 선택이다.
당신들이 공무원이 아닌 것도 당신들의 선택이고, 당신들이 힘든 직장 계속 다니는 것도 당신들 선택이고, 다 때려치우고 나와서 새출발 하는 것도 또한 당신들의 선택이다.
그 선택에 관해서 왜 굳이 공무원이냐고 물어보고 싶다면, "그게 나의 길"이라고 답해 주고 싶다. 그래도 또 따져보고 싶다면, 그저 어떤 기업이라도 취직만 되면 장땡이라는 생각보다는, 처음부터 공무원의 꿈을 키우고 도전해가는 모습이 훨씬 아름답더라는 말로 갈음하고 싶다.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보자.

도대체 왜 공무원들이 이렇게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야 하는가?

1) 공무원들은 널럴하다? (그래서 꼴보기 싫다?)

정말 공무원들이 널럴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럼 반대로 물어보자. 그 잘난 기업인들, 회사원들은 뒤지게 빡센가? 필자가 중소기업 1년반, 대기업 5년 있어본 바로는 절대 그렇지 않다.
10명 중 5명은 빡세게 일하지만, 다른 5명은 칼퇴근은 기본, 널럴하게 일한다.
하지만 여기서 따져보자. 만약 회사원 10명 중 1명이라도 빡세게 일하면, 그 회사는 빡센거다. 그러나 공무원 10명 중 1명이라도 널럴하면 공무원은 널럴한거다. 이게 지금 우리 사회의 인식 패턴이다. 이게 무슨 중세시대 마녀 사냥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짓들인가?
필자가 아는 선배 중 예전 행자부에 근무하던 선배와 그의 팀분들을 보면, 국회 회의 자료 준비하느라고 날밤새면서 일하더라. 필자가 대기업 근무하면서 그렇게 근무하는 사람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2) 세금 내기가 아깝다? (왜? 공무원들 월급이라서?)

세금 내기가 그렇게 아까우면,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인간 사회는 개인재산의 개념이 생기면서 부터 물물교환 및 화폐경제가 발달하게 됬다. 이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말이다. 공무원들은 국민을 위해서 행정을 책임지고 그에 대한 댓가를 받는 것 뿐이다. 그게 그렇게 아니꼬운가? 그럼 국적없이 어디 무인도 같은 데 가서 혼자 살면 된다.
핸드폰이나 가전제품 살 때는 하나도 안아까워하면서 왜 유달리 세금은 아까워 하는가?
가전제품 사는 돈이 기업가들이 대신 제품을 만들어 주는 데 대한 대가인 것처럼, 세금 또한 공무원들이 국가일을 대신해 주는데 대한 대가일 뿐이다.
단지 실물경제(기업)와 무형경제(공무)와의 차이일 뿐 어차피 똑같은 돈의 흐름이라는 말이다.
기업가들이 만든 제품을 하나도 안사주거나, 돈 지불을 않고 소유하려한다면, 그 기업은 망한다.
마찬가지로, 국민이 세금을 안낸다고 하면, 그 국가는 망하는 것이다.

3) 공무원들은 업무태만? 무능력?

공무원들이 업무태만을 일삼고 무능력하다고 생각하는가? 뉴스에 가끔 비춰지는 고위공무원 비리라던지, 여행, 근무시간채우기.... 등등... 이런걸 보고 업무태만, 무능력을 말하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장님이 코끼리 앞발만 만지고 코끼리전체를 만졌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
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1+1=1이 되는 일이 많다. 왜냐하면, 공무원의 대표적인 업무 중의 하나가 "민원"이라는 업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민원이란 어떤 걸 말하는가?
그저 한사람의 국민이나 하나의 민간단체가 정부지자체나 정부기관에 1:1로 요구하고 들어주고 하는 성격의 일이 아니다. 국민 A,B,C... 등등등의 여러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엮어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A는 불만족 스러운 결과가 B,C에게는 만족스러울 수 있는 일이 공무원들이 처리하는 일들이다.
지자체나 교육청 사이트 들어가서 민원을 한번 쑥 둘러보면, 무슨 불만에 댓글들이 그리도 많은지.... 이거는 꼭 알아두라. 민원 처리하시는 공무원들은 기껏해봐야 9급, 많아야 7급 공무원들... 말단일 뿐. 그 분들 딴에는 나름대로 한다고 한게 그거인 거다.
그분들이 업무태만을 하고 있는게 아닌거다.

4) 현정부의 공무원 줄이기는 잘하는 짓?

여기에서 국민들이 많이 오해를 하는게 있는데, 현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은 "작은정부"이지 "공무원 수 줄이기"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회분위기가 "공무원 수 줄이기"로 점점 몰아가니,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들 표도 얻을 수 있고 해서 정책도 그 쪽으로 유도되고 있는 듯 싶다.
여기저기서 '공무원 줄이기' '공무원 줄이기' 하니까, 공무원 수 줄이면 무작정 좋을지 알고 계신분들이 있지만, 천부당만부당이다. 우리나라가 정부는 비교적 큰 편일지는 몰라도, 공무원 숫자는 선진국 대비 많은 편이 아니다. 민원처리가 잘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공무원 수가 많아야 한다. 선진국은 평균 공무원:국민의 비율이 1:10정도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1:200~400정도라고 알고 있다. 공무원 한명이서 300명에 대한 민원을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생각해보라, 막상 동사무소에 5명정도 있던 공무원이 3명으로 줄어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정부의 '정부축소'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그야말로 용두사미, 뜻은 좋았지만 정책은 제멋대로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제로 정부조직개편하고 겉으로 보기엔 정부가 축소된 것 같아 보이지만, 어차피 없어진 부서의 공무원들은 재배치 받고 공무원생활 잘 하고 있다. 애꿎은 별정직,계약직 공무원들만 대거 퇴출 당했다.
별정,계약직 공무원들은 위에서 짤라도 아무말 못한다. 우리나라 법이 그렇게 되어 있다.
공무원도 줄이고, 실업문제도 해결한다더니, 졸지에 죄없고 서러운 계약직들만 집으로 돌려 보내 실업자들만 늘린 격이다. 그러면서 영어만 잘하면 영어교사직(계약직공무원)을 그냥 준단다. 그것도 3만명이상씩이나.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다.
그리고 공사부문을 민간으로 돌려서 공무원 수를 감축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공사가 민간화 되었다고 해서 세금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하는가? 공사가 민간화 되었다고 그동안 공사에서 사회적으로 생산해 냈던 재화라던지 서비스가 없어지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받아보는 세금용지에서는 항목이 없어질지는 몰라도 세금이외의 다른 형태로 분명히 우리 서민들 가계에서 착취되어 나가게 되어 있다.

이상,
여기에 대해서 물론 갑론을박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물어보자.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예전에는 각광받는 직업이 아니었다. 아니 고등학교졸업자들이 가는 직장에 불구했다. 시대가 변해서 지금은 서울대나오고 사법고시 패스한 사람, 대기업 잘다니던 사람들도 공무원을 하려고 난리인 시대가 되었다.
만약 지금 공무원의 위상이 이렇게 올라가지 않고, 예전처럼 그런 어정쩡한 직업이었다면,
지금 처럼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고 있을까?

아마 예전처럼... 있으나 마나 한... 직업 중 하나로 별 신경 안쓰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예전부터 이상한 버릇이 있다.
잘되면 내탓 잘못되면 남의 탓.
요즘엔 잘되면 기업탓,내탓, 잘못되면 공무원탓으로 무조건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정말 씁쓸한 마음을 금할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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